라디오 사연 접수원 목소리보다 먼저 도착한 이야기들
1. 라디오를 빛나게 만든 보이지 않는 손길한때 라디오는 가장 따뜻한 미디어였습니다.TV가 대중화되기 전, 혹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많은 사람들의 하루는 라디오와 함께 시작하고 끝났습니다.등굣길 학생은 교통정보를, 퇴근길 직장인은 음악을,그리고 외로운 밤을 보내는 이들은 사연과 함께하는 DJ의 목소리를 들으며 위로받곤 했죠.하지만 라디오가 청취자와 깊이 연결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늘 조용히 존재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바로 라디오 사연 접수원입니다.청취자들이 보낸 편지, 엽서, 팩스, 그리고 전보까지이 모든 것이 먼저 도착해 정리되고,DJ의 책상 위로 전달되기 전,꼭 거쳐야 하는 첫 관문이 바로 사연 접수원의 손이었죠.그들은 목소리 없이도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숨은 동력이었고,청취자의 감정을..
2025. 10. 3.
시장 저울 무게로 흥정하던 감
1. 저울 위에 올려진 건 물건만이 아니었다“이거 한 근에 얼마요?”지금은 마트의 바코드 스캔으로 가격이 정해지지만,한때는 시장의 철제 저울 위에서 가격과 흥정이 결정되었습니다.시계추 달린 양팔 저울, 접시 저울, 전자 저울까지…시장 상인들의 손끝에서 오가는 이 무게 싸움은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기술이자 감각이었습니다.시장 저울은 단지 무게를 재는 도구가 아니라,상인의 신뢰와 손님의 눈썰미가 부딪히는 작은 무대였습니다.고객은 물건이 덜 들어간 건 아닌지 유심히 바라보았고,상인은 저울 접시에 감이나 사과를 척 얹으며“요건 서비스야~” 하고 웃음을 더했습니다.이렇게 시장 저울은 물건과 사람, 감정과 상술이 교차하는 공간이었죠.팔고 사는 그 순간, 저울 위에는 무게뿐 아니라신뢰, 눈치, 인심, 그리고 삶의 이야..
2025.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