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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앞 게임기와 인형 뽑기 길거리 오락의 전성시대 1. 머리 자르러 갔다가 게임 삼매경, 그 시절 미용실 풍경1980~90년대의 동네 풍경을 떠올려보면,미용실 앞에 나란히 놓인 오락기와 인형 뽑기 기계가 눈에 선합니다.아이들은 머리를 자르기 위해 미용실에 가는 게 아니라,그저 그 앞의 오락기에서 한 판 하기 위해 들렀던 것 같기도 하죠.당시 미용실은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곳이 아니라,아이들에게는 소규모 게임 센터 같은 존재였습니다.“엄마, 나 머리 자르고 올게!”라며 집을 나선 아이들이사실은 미용실 앞에 있는 버튼 몇 개 달린 작은 게임기에 앉아테트리스, 격투 게임, 슈팅 게임에 빠져 시간을 보내던 모습은아주 흔한 풍경이었습니다.그 옆에는 늘 동전 하나로 꿈을 꾸게 만들던 인형 뽑기 기계가 있었죠.사탕이 떨어지든, 작은 고무공이 나오든,가끔은 인형이 집.. 2025. 9. 19.
골목 문방구의 몰락 대형마트 시대의 그림자 1.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동네의 구심점이었던 문방구지금처럼 인터넷 쇼핑이 일상이 되기 전,동네 한 귀퉁이에 꼭 하나씩은 자리 잡고 있던 공간이 있었습니다.문방구, 누군가에겐 문구를 사는 곳이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소중한 유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놀이터였죠.아침이면 학교 가기 전 연필 한 자루를 사러 들르고,하교 후에는 쥐포, 쫀드기, 알사탕, 딱지, 캐릭터 스티커 등을 사며 친구들과 함께 깔깔거리던 시간들.문방구는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세계관이 자라나는 문화 공간이었습니다.사장님은 아이들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고 있었고,잔돈이 모자라면 "내일 가져와~"라는 말로 신용을 주시던 분이었어요.필통에 꽂힌 샤프 하나, 공책 한 권에도 이야기가 묻어 있었던 시절.문방구는 분명 물건을 사는 곳 .. 2025. 9. 18.
비행기 승무원의 진화 예전 항공 스튜어디스는 어땠을까? 1. 하늘 위의 아이콘, 초창기 스튜어디스의 탄생오늘날의 승무원은 안전 관리, 기내 서비스, 비상 상황 대응까지 다재다능한 전문가로 인식되지만,스튜어디스의 시작은 조금 더 다르게 묘사되곤 했습니다.1930년대 초 미국에서 탄생한 초기 여성 승무원들은 공중의 간호사 역할을 하며 하늘을 날았어요.당시의 기준은 지금과 사뭇 달랐습니다.우선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만 채용되었고,나이 제한은 물론이고 키, 몸무게, 외모, 미혼 여부까지 까다롭게 요구되었죠.이유는 단순했습니다.초기 항공기는 작고 소음이 심했으며, 승객들의 불안감을 달래야 했기 때문에 ‘친절하고 안정감을 주는 여성상’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승객에게 커피를 따르고 담요를 건네는 건 기본,멀미를 호소하는 승객을 다독이고, 심지어 항공기 내.. 2025. 9. 17.
경마장 필경사 손으로 적던 승부의 기록자 1. 번쩍이는 펜촉 아래, 말발굽 소리를 새기다경마장의 열기는 단순한 경기장의 분위기를 넘어서, 사람들의 숨결과 환호, 그리고 말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가득 담긴 전장이었습니다.그 중심에, 관객석도 아니고 말 위도 아닌 조용한 작업 공간에 묵묵히 앉아 펜을 든 사람들이 있었죠.그들이 바로 경마장 필경사입니다.필경사는 경기 중 일어나는 모든 기록을 손으로 받아 적는 사람입니다.몇 분 안 되는 경주에서 수많은 변수들이 발생하고, 말들의 위치, 속도, 이동선, 최종 순위 등 모든 요소가 순간순간 바뀌며 긴장감을 높이죠.그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하는 사람이 바로 필경사였습니다.눈은 트랙을 따라 움직이고, 손은 쉬지 않고 펜을 달리며 종이에 남깁니다.기계적인 기록장치가 없던 시절, 경기의 진실은 오로지 필경사.. 2025. 9. 17.
버스 안내양의 종소리: 차창 너머 외치던 하루 1. 종 하나, 목소리 하나로 움직이던 시절지금은 카드 한 장으로 조용히 탑승하는 시내버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버스 안에는 늘 밝은 미소와 또렷한 목소리를 가진 안내양이 있었습니다.하늘색 제복에 빳빳한 모자를 눌러쓴 채, 손에는 단단한 동전 가방과 요금표, 그리고 종을 들고 하루를 시작했죠.버스 안내양은 단순히 요금을 받는 사람 그 이상이었습니다.“앞문이요" , "성수대교 지나갑니다."매 정류장마다 외치는 목소리는 도시의 리듬이었고,손에 쥔 작은 종은 버스의 심장이었습니다.정류장에 다다르면 ‘딩~동’ 종을 울려 기사님께 신호를 주었고, 승객이 내리기 위해 급히 벨을 누르면 안내양은 빠르게 반응하며 "뒷문 열겠습니다!" 하고 외쳤습니다.혼잡한 출퇴근길에도 안내양은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요.. 2025. 9. 16.
🍧 빙수기 장인의 여름 손맛으로 내리던 얼음 한 그릇 1. 달그락, 달그락… 손으로 갈아낸 여름지금은 전기빙수기 하나면 몇 초 만에 고운 얼음이 나오지만, 과거에는 빙수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사람의 손과 기술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그 시절의 여름은 지금보다 훨씬 더웠고, 에어컨도 흔치 않던 시절. 동네 구멍가게나 분식집 구석엔 언제나 손잡이를 돌리는 수동 빙수기가 자리하고 있었죠.커다란 얼음 덩어리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빙수기에 끼우고,반복되는 회전 속에서도 일정하게 얼음을 갈아내는 손맛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었습니다.빙수기 장인은 얼음을 갈아내는 손의 속도, 얼음의 수분감, 담아내는 그릇의 온도까지 고려하며 “한 입에 시원함이 퍼지는 그 느낌”을 정확히 계산했어요.소복하게 담긴 얼음 위에 올라가는 건 단팥, 연유, 우유, 시럽, 바나나, 수박, 색색의.. 2025.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