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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TV 수리기사 집집마다 찾아가던 기술자 디지털 시대의 지금, TV가 고장 나면 대부분의 사람은 새 제품을 사거나 A/S 센터에 연락합니다.하지만 한때는 TV 한 대가 집안의 보물이던 시절이 있었고,그 귀한 전자제품을 직접 찾아와 고쳐주던 기술자들이 있었습니다.그들을 사람들은 텔레비전 수리기사, TV 기사님이라 불렀죠.그들은 마치 전자기기의 기사(騎士)처럼 집집마다 방문하여,때로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때로는 납땜 인두를 들고고장 난 화면 너머로 다시 웃음을 불러넣던 사람들이었습니다. 1. 전파의 시대, 전자기기의 심장을 다루던 사람들1970~80년대 한국의 가정에서 TV는 꿈의 가전제품이었습니다.흑백에서 컬러로, 작은 박스에서 점점 커지는 화면으로 발전했지만,아날로그 방식 특유의 불안정한 수신 상태와 고장은 일상이었죠.당시 TV 수리기사가 주로.. 2025. 9. 15.
책 복사 장인의 이야기 한 권 한 권을 손으로 베껴 쓴 사람들 디지털 시대의 우리는 버튼 하나로 수천 권의 책을 내려받고, 공유하고, 보관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하지만 불과 수백 년 전까지만 해도, 책 한 권은 수개월, 때로는 수년의 노동을 거쳐야만 만들어졌습니다.그 노동의 중심엔 필사자(筆寫者), 혹은 책 복사 장인이 있었죠.그들은 활자도, 인쇄기도 없던 시절, 오직 손으로, 붓이나 깃펜으로 책을 베꼈습니다.하나의 문장을 정확히 옮기기 위해 수천 번의 시선을 오가며,지식과 문화의 계승을 손끝으로 이뤄냈던 사람들.오늘은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1. 베껴 쓰는 것이 전부였던 시대 – 필사라는 고귀한 노동인쇄술이 보편화되기 전, 책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단 하나였습니다.직접 손으로 옮겨 적는 것.이것이 바로 필사입니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 조선 시대.. 2025. 9. 15.
라디오 드라마 음향 담당자 효과음을 만드는 예술가 화려한 CG도, 눈을 사로잡는 배우도 없었던 시절.귀로만 듣는 라디오 드라마는 상상력의 무대였고,그 상상의 세계를 더 실감나게 만들어주던 숨은 예술가가 있었습니다.바로 라디오 드라마 음향 담당자.그들은 대본 속 장면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손으로, 입으로, 때론 신기한 도구들로 소리를 빚어냈습니다.보이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직업,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1. 무대는 스튜디오, 도구는 일상 – 음향 효과의 마법사들라디오 드라마에서 효과음은 상황, 분위기, 시간과 공간을 표현하는 핵심 요소입니다.비 오는 소리, 창문 여는 소리, 말 발굽 소리, 총성, 천둥, 문이 삐걱이는 소리까지.화면이 없는 라디오에서는 소리가 곧 장면이었기에,음향 담당자의 역할은 감독만큼 중요했습니다.그들이 사용한 도구는.. 2025. 9. 12.
타워크레인 신호수 손짓으로 움직인 건설의 하루 건설 현장, 그중에서도 초고층 빌딩이 올라가는 풍경 속엔늘 하늘 위를 가르며 물건을 옮기는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등장합니다.하지만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그 철골 거인의 눈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습니다.바로 타워크레인 신호수,건설 현장의 정밀한 조율자이자,손짓으로 수십 톤을 움직이는 숨은 주역입니다. 1. 손 하나에 공사장이 움직인다 – 신호수란 누구인가?타워크레인은 조종석이 높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조종사가 지상 상황을 전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이때 지상에서 조종사와 교신하며 방향과 속도를 지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신호수입니다.신호수의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타워크레인 기사와 무전 교신(무전이 끊길 경우, 수신호만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함)지상에서의 자재 고정 확인현장 작업자와 크.. 2025. 9. 12.
사진 필름 현상가 사라진 직업의 기록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지금,필름을 넣고 사진을 찍은 뒤, 기다림 속에서 사진을 받아보던 시절은어느덧 추억 속으로 사라졌습니다.그런 시대의 한가운데엔 필름 현상가가 있었습니다.카메라 렌즈에 담긴 시간을 사진으로 눈에 보이게 만들어주던 이들.그들의 정교한 손길 없이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세상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1. 어둠 속의 기술자 – 필름 현상가는 누구였나?필름 현상가는 말 그대로,카메라에 담긴 네거티브 필름을 사진으로 인화하는 전문가입니다.단순한 인쇄 작업이 아닌, 화학과 감각, 예술이 어우러지는 섬세한 기술의 결정체였죠.대표적인 작업 공정필름 현상: 암실에서 약품(C-41, D-76 등)을 이용해 이미지 구현인화: 확대기와 인화지를 사용하여 필름 속 사진을 확대 및 출력수세 및 건.. 2025. 9. 11.
디지털 시대에 잊혀진 손끝 기술 시계 수리공의 이야기 한때 손목 위의 품격이자, 선물의 상징이었던 손목시계.그 시계 속 틱틱 거리는 시간의 흐름을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력으로 유지해주던 사람들,바로 시계 수리공이었습니다.지금은 스마트워치와 휴대폰이 시간을 대신하지만,그 정교한 기계 안에서 시간을 살려내던 손끝 기술은 여전히 사람의 숨결이 깃든 예술입니다. 0.1mm 세계를 다루는 장인들 – 시계 수리공이란?시계 수리공은 단순히 고장난 시계를 고치는 사람이 아닙니다.기계식 시계의 미세한 톱니와 바늘, 스프링을 조율하고 수리하는 정밀 예술가입니다.시계 수리의 핵심 기술톱니바퀴와 축의 마모 점검 및 교체기름칠 및 윤활 조정초침·분침·시침의 싱크 보정수동 감기식 시계의 태엽 조절빈티지 시계 복원 및 오버홀 작업이 모든 과정을 거치기 위해선 돋보기, 핀셋, 미세 드.. 2025. 9. 11.